제로웨이스트보다 현실적인 ‘로우 웨이스트’ 실천법 소개
서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중요한 건 실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라는 개념이 주목받은 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쓰레기를 전혀 만들지 않는 삶, 재사용과 재활용 중심의 소비 방식은 분명 매력적인 이상향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죠.
무언가를 구매하거나 음식을 포장할 때,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플라스틱과 포장재들. 직장, 가족, 학교, 다양한 생활 환경 속에서 모든 쓰레기를 제로로 만들기는 지속 가능성 면에서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개념이 바로 ‘로우 웨이스트(Low Waste)’, 즉 ‘쓰레기를 줄이는’ 현실적인 접근 방식입니다. 제로 웨이스트가 완벽함을 추구하는 철학이라면, 로우 웨이스트는 완벽하지 않아도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일상 속의 작은 변화를 지향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로 웨이스트보다 부담이 덜하면서도 효과적인 로우 웨이스트 실천법을 소개합니다.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방법부터, 조금 더 체계적인 소비 습관까지 단계별로 알려드릴게요.
‘한 번만 더’ 사용하는 습관 만들기
로우 웨이스트의 가장 쉽고 효과적인 시작은 바로 **‘지금 가지고 있는 물건을 최대한 오래, 한 번만 더 사용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친환경을 실천하겠다는 결심을 하며, 기존의 플라스틱이나 일회용품을 모두 버리고 천 제품, 유리용기, 대나무 칫솔 같은 새롭고 친환경적인 제품들을 구매하곤 합니다. 물론 이런 변화도 긍정적인 방향이지만, 이미 잘 작동하고 있는 물건들을 바꾸기 위해 새 제품을 사는 것은 오히려 자원 낭비가 될 수 있습니다.
로우 웨이스트의 핵심은 '완전히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고 덜 버리는 것’**에 있습니다. 이 접근법은 비용 부담도 적고, 실천 장벽도 낮으며, 일상 속에서 지속 가능한 습관으로 정착하기에 훨씬 현실적입니다.
✔ 실생활 예시:
- 테이크아웃 컵: 커피를 마시고 버리는 일회용 컵도, 예쁘거나 튼튼한 디자인이라면 물병, 화병, 펜꽂이로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 잠깐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한 번만 더 생각해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 유리 병, 잼 병: 마요네즈, 오이피클, 잼 병 등은 버리기보다 말려서 건조식품 보관통, 반찬통, 향신료 통으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라벨을 떼고 리본이나 스티커를 붙이면 인테리어 소품처럼 변신시키는 것도 가능합니다.
- 종이 봉투: 쇼핑 시 받는 종이 봉투를 한 번 쓰고 바로 버리지 말고, 서류 보관, 선물 포장, 서랍 정리함 등으로 재활용해보세요. 심지어 종이 봉투는 벽걸이 수납함이나 메모 보관함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의류나 가방: 작은 구멍이 났다고 바로 버리지 말고 바느질로 수선하거나, 스타일을 바꿔 리폼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더 이상 입지 않는 옷은 주변 사람들과 교환하거나, 기부 단체에 전달하는 것도 의미 있는 소비의 연장선입니다.
이처럼 ‘버릴 것’을 ‘쓸 것’으로 바꾸는 작은 사고의 전환만으로도 생각보다 큰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버리는 것들 중 상당수는, 조금만 창의적으로 접근하면 다시 한 번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자원이 됩니다.
핵심은 완벽하게 제로 웨이스트를 실현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작은 실천을 지속 가능한 습관으로 바꾸는 것, 그리고 부담 없이 꾸준히 행동으로 옮기는 태도입니다. 하루 한 가지라도 덜 버리고 한 번 더 사용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소비보다, 덜 만드는 소비
제로 웨이스트는 소비 전반을 바꾸는 철학적 접근이지만, 로우 웨이스트는 현실적 타협을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소비 선택을 지향합니다. 즉, 쓰레기를 ‘안 만들기’보다는 ‘최대한 덜 만들기’를 목표로 삼는 것이죠.
✔ 실천 팁:
- 제품 구매 전 ‘필요한가?’ 질문하기: 충동구매를 줄이고, 불필요한 포장도 피할 수 있습니다.
- 불필요한 온라인 주문 줄이기: 택배 박스, 에어캡, 포장지 등에서 나오는 쓰레기가 상당합니다. 가능하면 오프라인 구매로 전환하거나 여러 제품을 묶음 주문하세요.
- 포장 간소화 제품 선택하기: 리필형 제품, 벌크 제품, 최소 포장 제품 등을 골라보세요.
- 일회용품 사용 최소화: 텀블러, 장바구니, 수저세트 등을 휴대해 외출 시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보세요.
이처럼 구매 습관의 작은 변화만으로도 생활 속 쓰레기 발생량을 눈에 띄게 줄일 수 있습니다. 포인트는 ‘완벽’이 아니라, 꾸준한 시도와 점진적인 전환입니다.
로우 웨이스트 실천을 도와주는 생활 아이템
일상에서 로우 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들도 다양하게 출시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바꾸기’가 아니라, 내가 자주 쓰는 것부터 천천히 바꿔보기입니다.
✔ 추천 아이템:
- 고체 샴푸/바디워시: 플라스틱 용기 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여행용으로도 좋습니다.
- 천연 수세미/삼베 수세미: 플라스틱 수세미보다 환경에 부담이 적고, 생분해 가능합니다.
- 벌크 스토어: 서울을 비롯해 지역 곳곳에 있는 소포장 없는 식재료 가게. 개인 용기에 필요한 만큼만 담아가는 형태로, 식재료 낭비도 줄이고 포장 쓰레기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 리필스테이션: 세제, 샴푸, 화장품 등을 리필해주는 매장. 용기 재사용을 통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확 줄일 수 있습니다.
- 텀블러/장바구니/포크 세트: 가방 속에 늘 구비해 두면 카페, 마트, 편의점 어디서든 일회용품 없이 생활이 가능해집니다.
모든 걸 한 번에 바꾸려고 하면 쉽게 포기하게 되지만, 하나씩, 내가 자주 쓰는 품목부터 바꾸는 것은 오히려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로우 웨이스트 실천 전략입니다.
결론: 완벽하지 않아도, 꾸준한 것이 진짜 친환경
제로 웨이스트는 이상적이지만, 누구에게나 실현 가능한 목표는 아닐 수 있습니다. 대신 **로우 웨이스트는 우리 모두가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실천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선택’**입니다.
쓰레기를 100% 없애지는 못하더라도, 절반으로 줄이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지구 환경뿐만 아니라 나의 소비 습관, 생활 만족도, 환경 감수성까지 바꾸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완벽을 포기하되, 무관심하지는 않는 것.
로우 웨이스트는 바로 그런 삶의 자세에서 출발합니다.
지금 당장, 하나만 실천해보세요. 오늘은 종이컵 대신 텀블러, 내일은 샴푸 바 하나 바꾸는 것부터.
당신의 작은 실천이, 더 큰 지속 가능성으로 이어집니다.